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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류시간 폭발시키는 빵 부스러기 전략: 사이트 이동 경로 세팅법

아무리 내용이 훌륭한 글이라도, 네이버 검색결과에 뜨는 내 사이트 주소가 의미를 알 수 없는 숫자와 알파벳의 암호문처럼 보인다면 클릭할 마음이 싹 사라지게 됩니다.

핵심은 친절한 이정표입니다. 처음 방문한 사용자나 길을 찾는 검색로봇에게 지금 읽고 있는 이 페이지가 전체 사이트에서 어디쯤 속해 있는지 명확히 보여주는 내비게이션 기능. 그게 바로 사이트 이동 경로(BreadcrumbList) 데이터가 검색결과의 질을 완전히 바꿔놓는 진짜 이유입니다.

길 잃은 방문자는 3초 만에 뒤로가기를 누릅니다

가까운 지인이 카테고리가 꽤 깊고 복잡한 독립 서점 웹사이트를 하나 운영합니다. 문학부터 시작해서 아주 마이너한 실용서까지 분야별로 정리를 엄청나게 잘해놨죠. 그런데 애널리틱스를 까보면 항상 특정 페이지로 유입된 사람들이 다른 책은 구경도 안 하고 그대로 튕겨 나가버리는 겁니다. 체류 시간이 바닥을 기어 다니는 수준이었죠.

옆에서 사이트 구조를 가만히 들여다보니 이유를 단박에 알겠더라고요. 네이버 검색결과를 통해 들어왔을 때, 자기가 도대체 어느 대분류 카테고리의 글을 읽고 있는지 직관적으로 파악할 길이 없었던 겁니다. 게다가 검색 스니펫에 노출된 URL 꼬라지는 처참했습니다. 깔끔한 한글 카테고리는 온데간데없고 요상한 특수문자만 덜렁 노출되어 있으니 마치 스팸 사이트처럼 보일 지경이었죠.

반면에 대형 서점이나 잘 나가는 커뮤니티들을 검색해 보면 주소 표시줄 자리에 '국내도서 > 소설 > 한국소설'처럼 깔끔한 경로가 한글로 예쁘게 박혀 나옵니다. 지인은 그게 무슨 대단한 개발 기술이거나 네이버와 제휴를 맺어야만 달아주는 특혜인 줄 알았다고 하더라고요. 근데 완전히 착각이었습니다. 그건 누구나 로봇의 언어만 알면 당장 세팅할 수 있는 기본 중의 기본이었습니다.

헨젤과 그레텔의 빵 부스러기 전략

schema.org라는 웹 표준 규약에서 정의한 BreadcrumbList를 사용하면 이 모든 문제가 해결됩니다. 가장 넓은 범위의 카테고리에서 시작해서, 클릭해 들어온 구체적인 상세 페이지까지의 순서를 차례대로 엮어서 로봇 입에 떠먹여 주는 방식입니다. 동화 속에서 길을 잃지 않으려고 흘려둔 빵 부스러기(Breadcrumb)와 완벽히 똑같은 역할입니다.

코딩 초보도 따라 하는 카테고리 내비게이션 심기

개발 지식이 전무한 지인은 처음에 또 지레 겁을 먹었습니다. 계층 구조니 속성값이니 하는 말들이 외계어처럼 들렸을 테니까요. 하지만 원리를 찬찬히 뜯어보면 생각보다 허무할 정도로 단순합니다. 네이버가 가장 권장하는 방식인 JSON-LD 형식을 가져와서 퍼즐 조각 맞추듯 빈칸만 채우면 되거든요.

복잡하게 생각할 것 없이, 아래 형태의 코드를 메모장에 펼쳐놓고 내 사이트의 진짜 카테고리 이름들로 갈아 끼워주기만 하면 끝납니다.

"@context": "https://schema.org",

"@type": "BreadcrumbList",

"itemListElement": [

{

"@type": "ListItem",

"position": 1,

"item": {

"@id": "https://mysite.com/books",

"name": "독립도서"

}

},

{

"@type": "ListItem",

"position": 2,

"item": {

"@id": "https://mysite.com/books/essay",

"name": "에세이"

}

}

]

· position: 계층 구조의 순서를 나타내는 번호입니다. 1번이 제일 큰 덩어리 카테고리, 2번이 그 하위 메뉴입니다.

· name: 검색결과 화면에 실제로 노출될 깔끔한 한글 텍스트 이름입니다.

'홈'이나 '게시판'이라고 적으면 벌어지는 일

이렇게 세팅을 마치고 지인은 아주 신이 나서 매일같이 네이버 화면만 새로고침을 해댔습니다. 드디어 내 서점도 폼 나게 나오겠지 기대하면서요. 하지만 일주일이 넘도록 결과는 처참했습니다. 화면에는 여전히 더러운 영문 주소만 덜렁 떠 있었습니다. 네, 또 시원하게 망한 겁니다.

화가 난 지인과 함께 도대체 어느 부분에서 로봇이 뱉어낸 건지 가이드라인을 이 잡듯 뒤져보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지인이 멋대로 적어 넣은 아주 치명적인 실수를 하나 발견했죠.

네이버의 수집 거절 조건: name 속성에 'top', '홈', '게시판' 같은 일반적이고 모호한 단어를 적어 넣으면 검색로봇은 가차 없이 이를 무시해 버립니다. 반드시 해당 페이지의 성격을 잘 설명하는 구체적인 키워드 텍스트로 입력해야만 합니다.

껍데기만 번지르르한 구조의 최후

지인이 순진하게 적어 넣은 경로는 무려 '홈 > 게시판 > 12번 글'이었습니다. 사람 눈엔 그게 편할지 몰라도 검색엔진 입장에서는 이 사이트가 책을 파는지 신발을 파는지 전혀 단서를 찾을 수 없는 무의미한 쓰레기 데이터에 불과했던 거죠. 게다가 주소를 좀 예쁘게 꾸며보겠다고 특수 문자를 떡칠해 놓은 것도 수집 누락을 유발하는 지름길이었습니다.

뼈아픈 실패를 겪고 나서야 근본적인 체질 개선에 들어갔습니다. 모호한 단어를 싹 걷어내고 '독립출판 > 에세이 > 일상다반사'처럼 누가 봐도 직관적이고 뾰족한 키워드로 계층 구조를 완전히 새로 짰습니다. 각 페이지가 넓은 범위에서 시작해 점점 구체적인 목적지로 좁혀 들어가도록 논리적인 순서도 꼼꼼하게 맞췄고요.

그렇게 코드를 다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정말 놀라운 일이 벌어졌습니다. 의미 없는 기호가 어지럽게 널려 있던 검색결과 하단에 지인이 공들여 짠 한글 이동 경로(Breadcrumb)가 아주 선명하게 노출되기 시작한 겁니다. 검색 사용자는 이제 링크를 클릭하기도 전에 이 사이트가 어떤 체계적인 구조로 이루어져 있는지 단박에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신기하게도 길을 잃지 않게 된 방문자들은 자연스럽게 상위 카테고리로 넘어가 다른 책들을 구경하며 체류 시간을 미친 듯이 늘려주기 시작했습니다.

남들 다 하는 기계적인 글쓰기만 붙잡고 있는다고 알아서 내 콘텐츠의 가치를 온전히 평가받는 시대는 지났습니다. 검색엔진이라는 낯설고 차가운 방문자에게 내 집의 청사진을 가장 먼저 쥐여주는 사람. 오직 그 사람만이 고객의 클릭을 이끌어내고 검색결과의 빛나는 자리를 차지할 자격을 얻습니다. 지금 당장 엉켜있는 내 사이트의 이정표부터 확실하게 바로잡아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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